'삐 마이'에 찾은 '쉼'

라오스의 4월은 다른 달 보다 더 빠르게 지나갑니다. 4월 13일부터 15일까지가 '삐 마이(라오스 새해)'이기 때문입니다. '삐 마이'는 라오스어로 '새로운 연도, 새해'라는 뜻입니다. 공식적으로는 3일간의 공휴일이긴 하지만 새해 전후로 여러 가지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기 때문에 보통 1주 정도 연휴가 이어집니다. 

라오스의 '삐 마이'는 고아학교 아이들에게도 찾아옵니다. 가족이나 친척이 있는 아이들은 고향을 찾거나 친구 등을 만나기 위해 잠시 학교 기숙사를 떠나곤 찾습니다. 또 고등학교 아이들 중 일부는 시내에서 열리는 여러 행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됩니다. 아이들에게는 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수파누봉대학교는 4월 4일 언어대 모든 학과들이 참석하는 문화 행사가 열렸고, 11일에는 교수들과 학생들이 함께 나누는 새해맞이 파티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 이후 1주일간 휴업에 들어갔는데, 많은 학생들이 고향을 찾았고, 어떤 아이들은 시내 이곳저곳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 용돈을 벌기도 합니다.

4월 4일 저녁, 고아학교 센터에서는 새해맞이 파티를 했습니다. 케이크와 과자 등을 준비했고, 지난번에 이어 떡볶이를 만들어 나눴습니다. 제가 만든 떡볶이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밀떡과 사각 어묵 모두 비엔티안에 있는 한국 마트에서 한국산을 주문했고, 고추장과 고춧가루 그리고 다른 재료는 한국에서 택배로 받아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떡볶이 떡 6kg과 어묵 2kg을 넣어 풍족하게 만들었습니다. 한국어 1반과 2반 약 50여 명의 아이들이 참석했고,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들으며 미리 새해를 맞았습니다. 

또한 연휴 기간이 끝나는 18일부터 2박 3일간, 고아학교 교감 선생님과 교무주임 선생님 그리고 센터 선생님 2명 등 4명에게 새해 여행을 보내줬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함께한 교장 선생님이 지난해 은퇴를 하고, 그 뒤를 이어 교감 선생님이 교장 승진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학교와 센터와의 업무 협조가 잘될 수 있도록, 2박 3일간 방비엥 여행을 지원하게 됐습니다. 

4월 10일 새해 연휴가 시작되는 날 아침, 매주 비엔티안에서 오는 빵 200개를 고아학교 유치원 아이들과 초 등학교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나눴습니다. 빵 간식은 지난 3월 6일부터 매주 200개씩을 원가로 구입해 아이 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 협회에서 비엔티안에 설립해 운영하는 제빵 교육센터에서 후원의 방법 으로 재료비만 받고 아주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매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 조금은 부담 이 되지만 빵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을 보면 계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빵을 나눈 후 공항으로 이동해 1주일간 베트남 호찌민을 다녀왔습니다. 알고 지내는 목사님이 호찌민에 교회 와 센터를 열게 되어 방문하게 됐고, 호찌민에서 사역하고 있는 신학교 동기와 후배 목사(선교사)님을 만나 지 난 얘기를 나누며 교제도 나눴습니다. 주일에는 동기 목사님이 시무하는 베트남 경향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렸 고, 중고등학교와 청년회 때 함께 신앙생활을 했고, 지금은 선교사 사모님으로 또한 교회 전도사님으로 사역 하고 있는 교회 동생도 만나 오랜 추억을 되살리기도 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베트남에 도착한 후 중이염 재발과 통증이 심했고, 마침 그곳에 있는 한국인 의사가 운영 하는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라오스에 돌아온 이후 현재까지 계속 약을 먹으며 지내고 있습니 다. 마비 증세도 중이염과 함께 더 심해졌다 조금은 나아진 상태입니다. 만성 중이염이라고 하는데, 7월 한국 방문 때까지 별문제가 없기를 바라며 건강 관리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해 연휴 전에는 중간고사 등 학교 행사 등이 많아 한국어학과 SFC 모임을 갖지 못했습니다. 연휴가 끝난 후 인 지난 4월 26일 토요일, 선교사 집에서 SFC 모임을 갖게 됐습니다. 1학년 신입생 한 명이 SFC에 가입했 고, 학생 소개를 한 후에 SFC 모자와 티셔츠를 전달했습니다. 이후 준비한 삼겹살과 떡볶이 등으로 점심 식사 를 함께 하며 교제를 나눴습니다. 

라오스 새해는 물로 시작해서 물로 끝납니다. 인근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도 동시에 새해를 맞이하는데 풍경 은 비슷합니다. 루앙프라방은 라오스 새해맞이 물 축제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이때가 되면 라오스 사람들뿐 만 아니라 주변 동남아 국가와 미주, 유럽 국가 등 많은 관광객들이 루앙프라방을 찾습니다. 올해는 라오스 대 통령도 참석하는 등 시내 곳곳에서 크고 작은 여러 행사들이 이어졌습니다.

매년 그렇지만 라오스 새해 연휴 전후로 2주 동안은 밤낮으로 술과 음악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라오스와 육지로 만나는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 주변 나라들도 이 기간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 나라들의 새해 연휴 행사들도 라오스보다 덜하지는 않습니다. 매년 4월 '삐 마이'가 되면 집에서 혼자 지내며 밀린 일들을 하곤 했 는데, 올해는 새해가 우리와 같은 베트남을 찾았고 그곳에서 잠시 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소개 및 연락처
소속: 대한 예수교장로회 총회(고신)
사역: 루앙프라방고아학교센터, 수파누봉대학교(한국어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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